소설속의 탄트라

[스크랩] 제20편 날으는 어쭈구리 부칭개

쏘니리 2009. 6. 20. 18:48

20.날으는 어쭈구리 부칭개

 

7월 12일 맑음/오후 한때 스콜

 

나는 아침 일찍 일어 났는데 우리 숙소 타운은 '안주'이다 한국인에겐 잊을 수 없는

 

재밌는 간판이름인 것같았다, 요가명상後 호숫가 가까운 곳을 산책하다 보니 어느덧

 

 아침해가 황금빛 프리즘을 뿌리며 호수의 잔잔한 물결에 반사되어 요정의 마술 스

 

프레이처럼 여기 저기 피어 올라 남국의 파라다이스를 연출한다.

 

잠시後 호수가 한 쪽 레스토랑에서 언제 일어났는지 쟈-바 헹님과 조폭녀가 조반을

 

먹으며 소리쳐 부르는 곳으로 달려갔다.

 

여기 주인은 인자한 시골 사무라이 노인네를 일본의 사극속에 나오는 배역에서 연상

 

시키듯 웃 머리가 '반짝이'였는데 쟈-바 헹님과도 안면이 깊고 선한 그의 인상은 시

 

골의 인심좋은 노땅이었다.

 

근간에 약 8년 정도 정유회사에 다녔었는데 그는 기독교인으로 무슬렘 사람들이 주

 

류를 이루는 곳이라 헤꼬지 당하고 결국 쫓겨나와 이 부근에서 살았던 선친의 대를

 

 이어 휴양지 숙박업소로 발을 붙였다 한다.

 

이 친구도 그 놈의 아들하나 낳을려고 처음 딸 하나 낳고 아들 하나 낳아야지 하는 욕

 

심으로 생산에 피치를 올렸었는데 또 딸, 그러고서는 정성을 들여 수태를 했는데 이

 

번에도 딸, 아이구 안되겠다 싶어 목숨걸고 테크닉 구사한 것이 우짤꼬! 딸, 자포자기

 

로 인생무상을 느끼며 포기하다가 장난쳐 나온 것이 결국 원하던 신의 아들을 손에

 

쥐게 되었단다.(영어로 얘기하며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 얼마나 웃기던지 배꼽을 잡

 

았었다.)

 

별로 이쁘지도 않은 막내 놈을 하도 귀엽다 귀엽다 하며 좋아 죽을라 하기에 덩달아

 

서 이뻐해 주려고 애먹기도 했다. 그 놈은 에미 애비모양 피부가 검지 않고 엽전들처

 

럼 하얀 피부라고 노인네는 구태여 자랑삼았다.

 

그의 나이는 나와 동년배, 깊은 주름살이 검은 피부의 얼굴 곳곳에 패어져 있었는데

 

같은 나이라고 소개하자 깜짝놀란다. 괜히 얘기 했나 보다.(국제간에는 쓸데없이 나

 

이를 밝힐 필요가 없다.) 그는 아마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에서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를 느꼈을테고 그래도 내가 워낙 동안이라서 그 차이가 쉽게 좁혀지지 않는 만

 

큼은 세월의 시름을 더욱 느끼게 했을런지도 모르니까...

 

자랑삼아 얘기하는 것도 상대방에게 피해를 준다 싶으면 조심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들 수영복으로 갈아 입었고 미스터김은 결국 메단에서 구입한 수영 팬티가 거시

 

기만 볼록 나온 초미니 팬티라고 구형의 덜렁 반바지를 입고 물가에 뛰어들었는데

 

물속이 쬐매만 가도 훌쩍 키를 넘어 모두들 허우적 거렸다.

 

물가에서 잠시나와 파라다이스 벤치며 흔들 그물 네트에서 쉬고 있을 때 양놈하나가

 

다이빙 대로 나와 멋진 폼을 잡으며 날렵한 동작으로 일직선을 그으면서 잠수해 들

 

어가길레 대한 남아 엽전의 긍지도 살려보자는 객기에 한국대표로 나도 한 번 시도

 

해 볼려고 다이빙대 까지는 보무도 당당히 잘 걸어나갔는데 잠시後 호흡이 멈춰지더

 

니 사시나무 떨리듯 개폼도 돼지폼도 잡히지가 않는 것이었다.

 

아까의 그 양놈도 지켜보고 조폭녀를 비롯한 우리 엽전 일당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물러설려니까 체면이 영 말쌈아니었다. 일단 뒤로 후퇴해서 국민체조로 지랄같은 몸

 

동작을 하나 둘 하나 둘 반복하면서 시간을 질질 끌다가 '에라! 모르겠다. 더 이상 체

 

면구기지 말자' 하는 마음속으로 조심해서 내깐에는 멋진 개폼잡고 물가에 냅다 뛰

 

어들었는데 어쭈구리!

 

몸이 제대로 펴지지 않고 날으는 부칭개처럼 몸전체가 휘어 자빠져가면서 쓰레기 통

 

에 처박힌 생쥐쌔끼가 되어 물가에 철퍼닥 내동댕이 쳐놨던 것이다. 여기 저기서 '낄

 

낄낄' 양놈은 오 예! 원더풀을 연발해 가며 나의 고유한 부칭개폼으로 흉내내며 '우흐

 

흐흐힛' 좋아해댔다.

 

국위 선양 좀 하려다가 쓰라린 배 창자만 웅크리며 물속에서 미역질하다가 쬐만치라

 

도 체면복귀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대로 빠져 나오지 않고 호숫가 저 멀리 아주 먼곳

 

까지 수영해서 돌아오기까지 했다.

 

그래도 챙피함을 면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지라 고도의 저팔계 잠수기술(물 속 15

 

미터 정도까지는 기어서 감)을 선보이려다가 스킨 스쿠버(맨몸 잠수)하기에는 물속

 

이 하도 깊어서 자신이 없었던터라 말로만 더럽게 자랑삼아 지껄이고 말았다.

 

 

 

 

점심먹고 '툭툭'동네를 한 바퀴 쭈-욱 산책하게 되었는데 방콕의 비행기 티켓이 문제

 

가 되어 내일 아침 떠나려는 나를 배려한 쟈-바 헹님의 스케줄이었으나 그는 미화로

 

 약 200불 정도가 들어있는 지갑을 뒷 주머니에 찔러 두고 다녔다는데 메단에서 여기

 

오는 과정에 잃어버린터라 기분이 영 말쌈 아닐지언데 그래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우리 일행과 특히 나를 배려하는 관용을 베풀었던 것이다.

 

"이형, 떠나지 말고 우리와 같이 있어요. 비행기 삯 그것 형편 않되면 내가 보태어 줄

 

께"하는데 마음의 갈등만 교차시킬 뿐이다. 떠나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누구의 신세

 

지기는 더욱 싫은 내 성격을 잘 아는지라 더 이상 만류하지도 못하던 그이기도 했다.

 

섬의 툭툭'마을은 산책로가 잘 닦여져 있고 여기저기 네덜란드며 영국 스페인 사람

 

들이 살았던 집의 형태가 그대로 보존되어 지금은 현지인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여기

 

 살고 있는 섬주민들은 어찌나 예의 바르고 인사성이 좋은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

 

지를 않을 터인데도 매번 인사를 아끼지 않아 입가의 선량하고 사랑스러운 미소가

 

듬뿍 배어져 나오며 특히 여인네들의 고유한 미소만큼은 타이티의 여인처럼 깊숙이

 

 정열 한편으로 숨쉬고 있는 것 같았고 꼬마 아이들은 무엇이 좋은지 어딜가도 '할로!

 

할로!' 한다.

 

 

 

 

배(船)모양을한 원주민의 코티지와 방갈로 그밖의 통나무집이나 유럽식과 현지를 배

 

합한 주택은 어딜가도 이색적이었다.

 

산책이 거의 끝나며 돌아왔을 무렵 페낭-메단간 페리선상에서 만났던 젊은 독일 여

 

성이 맞은편 산책로에서 그들 일행과 같이 걸어 왔는데 그녀가 너무 반가와하는 기

 

색이 보이길레 약 30미터 전방을 장난삼아 영화의 한 장면 찍듯 슬로우 비디오 폼으

 

로 양 팔뚝을 빙빙 돌려 가며 반갑다는 표정으로 슬슬 뛰쳐 나가자 그녀도 이내 달려

 

와 자기 일행은 아랑곳 않고 덥썩 내 모가지를 끌어안고 매달리며 죽어라고 좋아해

 

댄다.

"결국 여기서 만나게 되었군요 '미스터 리' 우린 보통인연이 아닌가봐요. 어디 숙소

 

에 있죠? 즐거운 일정이 되세요" 안녕! 짧은 해후이었지만 그녀는 못내 아쉬워 하는

 

것 같았고 내가 내일 아침 이곳을 떠난다는 것도 모르면서 무엇인가 기대하지는 않

 

나 모르겠다.

 

선상에서 얘기하기를 그녀는 독일에 애인을 남겨두었고 나는 유부남이라는 사실. 그

 

런데도 동,서양인의 사고 방식과 매너는 서로 양상이 너무 달라 무어라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들은 친구와 애인 관념의 경계선이 분명하고 우리처럼 울고 불고 땡

 

기면서 서로를 피곤하게 하는 것은 질색이니까...

 

히피처럼 머리를 빡빡깍고 온 몸에 문신을 한 독일 여성(이름이 기억 않난다.)

 

그런데도 그녀는 애들모양 천진난만하고 웃고 떠들며 그렇게도 사람을 좋아할 수가

 

 없는 여자인지라 그녀를 겉 스타일만 보고서는 그녀의 행동방식과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보는 것도 무릇 동양인만의 사고방식일 것이다. 그네들은 남의 안목을 신경

 

않써도 되는 퍼스널리즘이니까...

출처 : 소니의창가에 다가오세유~더 가까이!
글쓴이 : 소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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