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속의 탄트라

[스크랩] 제25편 싸왓디 방콕이여

쏘니리 2009. 6. 20. 18:43

25.싸왓디 방콕이여

 

7월 16일 맑음

 

국제 열차는 지난 번과 달리 완웨이 특급으로 안내원이 침대 시트도 깔아 주고 친절

 

한 서비스를 아끼지 않아 편한 잠자리와 쾌적한 시설을 제공하여 대조적이었는데 역

 

시 짜모가 좋긴 좋은 모양이다.

 

내가 배정 받은 침대칸은 열차 맨 꽁무니라서 승무원 및 접대원과 근접하게 되었는

 

데 나도 역시 분위기에 편승하여 최대한 품위있는 국제 매너를 흉내내면서 휴지 조

 

각하나 물컵 하나도 빈틈없이 깨끗하게 처리하며 이부자리도 다른 승객과는 달리 착

 

착 개어놓고 책만 읽다 보니까 그들은 좋은 인상을 받았는지 방콕에 도착하기 직전

 

에는 더욱 친근감을 보이며 국적을 물어 보길레 "콘 까올리-저는 한국에서 왔읍니

 

다"하니까

 

반색을 하며 열차의 한켠 위쪽에 써 있는'DAEWOO HEAVY MACHINERY'를 가리키며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을 추켜 세워주길레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다가 열차가 2시간

 

넘게 연착한 사유를 묻자 시차 때문이라고 우겨서 내가 시차를 한시간 따져도 시간

 

이 도무지 맞지 않는다는 것과 원래 국제 타임은 로컬 타임으로 맞추게 되어 있다고

 

설명하자 그제서야 후진국의 낙후된 컴퓨터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며 예산 부족을 시

 

인하였다.

 

 

 

 

방콕의 세계적인 교통폭증을 지적하고 지하철 건설 문제를 문의하며 이 나라는 국토

 

가 늪 지대라서 시공상의 어려움을 신공법으로 타개할 수 있지 않냐고 물어 보자 현

 

재 러시아 기술진과 협의하고 있으며 역시 예산과 차관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들은 나를 품위있는 고급 승객으로 정중한 대우를 아끼지 않았지만 엊그저께만 해

 

도 국제 공항의 화장실 앞에서 노숙하던 국제 거지인 것을 알았다면 그 처신이 달라

 

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사람팔자 시간 문제가 아니고 짜모있는 놈이 대우도 받

 

는다는 현실로 다가오면서 귀국을 앞두고 손가락 빨고 있을 마누라의 쌀거리 타령을

 

 어찌 감수해야 하나 걱정뿐...

 

열차가 정오시간이 다 되어 방콕의 '후아람 퐁' 역에 도착했는데 하야시상은 방콕에

 

초행길이기도 하고 워낙 짠뱅이라 역에서 정문으로 나와 왼쪽으로 가면 시내 버스정

 

류장이 있는데 #53 시내 버스를 타면 그가 찾는 카오산 거리에 가까이 도달한다고

 

미리 일러 주었건만 그는 나를 않믿고 인포메이션 센타로 가더니 결국 나와 버스 정

 

류장에서 다시 만나 카오산 거리까지 열차에서 내린 쪽발녀 두명과 함께 동행해야만

 

했는데 버스 차비를 동전으로 0.3바트(30전)만 내라고 친절히 일러 주어도 또 버스

 

차장에게 '하우 마취'하는 것이어서 내가 애초에 본 코스모폴리탄은 그의 국제적인

 

 감각의 일면일뿐 역시 의심많은 쪽발이 근성은 버릴 수가 없었나 보다.

 

이제와서 "형""형"하는 것도 반갑지가 않았지만 모든 것을 꾹 참고 '파아힛'거리에서

 

내려 '카오산'거리로 들어가는 지름길로 안내하며 쪽발년,놈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수고를 감수하였다. 국제간에는 개인적인 감정을 최대한 감추어야 하는 인터내셔날

 

티가 앞서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카오산 거리에 들어서 우선 전화국부터 들러 마누라의 동정도 살필 겸 급한 연락이

 

없으면 어떻게 하든 여행일정을 더 게겨 봐야 겠다는 생각에 집으로 연락하니 별 문

 

제는 없는 것같았으나 아껴서 쓴 돈이 의외로 우리 돈으로 이십만원이 넘어 잘만하

 

면 보름 이상은 체류할 수가 있겠다 싶어 마누라에게 귀뜸을 하니 대번에 그 돈 갖고

 

당장 돌아 오지 못하겠냐고 성화를 부려 연약한 내 인내를 슬퍼하며 마지막으로 탈

 

출구를 찾아 여행사를 찾았는데 방콕에는 대한항공 대리점이 있으니까 귀국행 뱅기

 

를 연기할 수 있지 않나 하는 한 가닥 기대도 여행사 직원의 한 마디 설명으로 모든

 

것을 체념하는 도리 밖에 없었다.

 

그-룹 티켓은 날짜를 어기면 하루 얼마씩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뱅기 시간도 다음 날 새벽 1시 타임이고 한국으로 돌아 가지 않고 쫌 더 게겨 보려던

 

스케줄은 수포로 돌아가 얼마 안남는 시간을 자포자기의 상념으로 이거리 저거리를

 

거지쌔끼 모양 쏘다니며 그간 짜모 아낄라고 제대로 못먹던 술도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주문도 하고 길가에서 꼬치구이도 먹었는데 어느 호주여자는 자기가 돈을 내겠

 

다는데 경제적인 원조자가 와 인자 나타나서 공항 시간 다 되어서 서비스하는지 그

 

저 자신의 인덕의 부족으로 여기며 공항버스 정류장으로 달려 가야만 했다.

 

그녀는 한국에도 가 보았고 엽전이라면 무조건 오우케이라는데.....

 

 

 

 

 

 

 

화려하기 그지없는 태국의 사원들과 요염하기만한 방콕의 밤거리...

 

빈부가 공존하면서도 서로 질투하지 않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미래를 아름답게

 

 있는 그대로 살 수 있는 나라.

 

인과응보의 원칙에 입각하여 은혜를 알고 보답하며 부모에게 효도하며 왕에게는 아

 

낌없이 경배할 줄 아는 백성들.

 

성윤리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을 가꾸며 밤거리의 여자일지라도 마음이 떴떴한 그녀

 

들.

잘 있거라 방콕이여! 싸왓디! 영원한 방콕으로 남을지어다.

 

 

 

나는 애초에 쬐금 기대한 대로 그놈의 사고 잘난다는 칼 뱅기가 사고 나는 행운(?)을

 

얻지 못한 채 제헌절 날 무사히 귀국하는 불행을 맞아 그나마 이 글을 올릴 수 있는

 

행운을 맞게 되었다.

 

여기까지 읽어 주시느라 고생하신 분들에게 신의 가호와 평안함을 빕니다. 인살라!

 

 

 

♣ 태국 싸이트 : WWW.thailove.pe.k/ → 여행지 정보

file://my.dreamwiz.com → 문화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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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소니의창가에 다가오세유~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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