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든

[스크랩] 비의 속삭임

쏘니리 2011. 2. 1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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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비 ♠ 비는 오는데 나는 누구를 기다리나 빗물이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에 잠을 뒤로 미루고 창문을 열어 빗줄기를 세어본다. 이 비는 마음위로 젖어들질 못하고 안타깝게 진주알을 굴리듯 쓸고만 지나간다. 그러면서도 우린 서로가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는데 내리는 것을 보니 나도 따라 내린다. 우연히 마주쳐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자리에 서서 타는 가슴을 식히고는 있었는데 빗줄기는 열심히 위로를 하지만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그 허전함처럼 땅바닦은 빗방울을 튀기고 오히려, 빗줄기 사이로 깜깜한 하늘엔 찾을 수 없는 별들이 걸려있다. 세월은 계절처럼 지쳐간다. 이 비가 지나간 자리에 가을이 오고나면 주인은 없어도 낙엽같은 기다림의 편지를 써야 한다. 기다림을 먹고 사는 벌레처럼 항상 그 다음 해의 가을을 추억속 가을로만 되색임질 하는 것으로 오늘도 난 가을이란 같은 필름을 돌려본다. 메마른 숲을 차고 걸을 때 모과 향기와 같은 시간과 사과 빛깔과 같은 사랑을 끄적거리며 낙서 더하기 엽서는 낙엽.... 낙엽 더하기 편지는 기다림..... 편지 더하기 노래는 가을..... 가을만을 기다렸지만 가을은 또한 아쉬워 맺음으로 끝내지 못하고 끝내 오질 않는 식은 커피잔처럼 안타깝게 바라보는 기다림이 계절의 마지막 행복이였노라고.. 혼자서도 쓸쓸하지 않는 그 착각속으로.. 내 느낌의 맺음이 이토록 절실한 가을은 가는 계절의 끝이다. 그래서, 나는 지치지 않는 마음으로 또, 혼자만의 가을을 꿈꾼다. 청명하고 메마른 가을의 향기는 첫 서리가 내릴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낙옆이 떨어질 무렵이면 나의 고독도 똑 떨어져 향기로 퍼져 나갈 것이다. 그래서, 비에게 가을이 좋다고 말을 하련다.
출처 : 흰까마귀님의 플래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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